"막내딸에게 전재산 남기고파"…말기암 아빠의 속사정

  • 매체 헤럴드경제
  • 등록일 2024.02.13
  • 조회수 746
"막내딸에게 전재산 남기고파"…말기암 아빠의 속사정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막내딸에게 전재산을 남기고 싶다는 말기암 환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6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튼튼한 중견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남성 A씨가 재산 증여와 관련해 고민을 털어놨다.

1남 2녀의 자녀들을 둔 A씨는 아내가 15년 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숨진 뒤 자식들에 원하는 만큼 지원을 해주며 기업을 운영해왔다.

그러다 1년 전 암 진단을 받으면서 유산을 남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제는 막내딸에게만 재산을 증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A씨는 “장남은 어릴 때부터 과외와 공부 등 많은 투자를 했으나 원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미국 유학을 보냈다. 현재는 미국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지만 사업상 급전이 필요할 때만 연락이 온다”며 “손자녀들과도 왕래가 거의 없다. 사업을 물려 받으라는 제 권유도 거절했고 그 이후 사이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장녀 역시 대학원에 진학할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를 했는데 이혼한 남자와 결혼한다고 하기에 반대했더니 캐나다라 이민 간 후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고 현 상황을 밝혔다.

반면 둘째딸은 결혼도 하지 않고 A씨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아내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에도 자신의 곁을 지켰으며 암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A씨의 옆에서 병간호를 하고 있었다.

A씨는 “장남과 장녀에게는 재산을 한 푼도 물려주고 싶지 않다”며 “재산 모두 둘째 딸에게만 주고 싶다. 모든 재산을 둘째 딸 명의로 이전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두리 변호사는 “A씨가 사망 후에는 다른 형제들로부터 법적상속분의 1/2에 해당하는 유류분 반환청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재산 증여는 유언을 통해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유언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민법에서는 유언을 통한 재산처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무제한적으로 인정하게 되면 가족생활의 안정을 해치고, 상속인들 간의 유산분할의 공평이 흐트러질 수 있어 ‘유류분 제도’를 인정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다른 형제자매들이 상속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유류분 반환청구는 가능하다”면서 그럼에도 미리 유언을 남긴다면 그 방법으로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법에선 유언의 엄격한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며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를 명확히 해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이 정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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