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사건 피해아동 인권 지켜낸 변호사 표창

  • 매체 공감코리아
  • 등록일 2012.03.09
  • 조회수 2,559
[서울] ‘하루에 3명’ 어떤 통계일까. 국내 하루 교통사고 사망자? 하루 절도 범죄자? 모두 아니다. 지난 2010년 경찰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아동 성폭력 통계수치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6세 이하 아동은 122건, 7세 이상 12세 이하의 아동은 총 895건에 달하는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모두 합하면 1,000여 건이 족히 넘는다.

이처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성폭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08년 전 국민을 경악케 했던 조두순 사건부터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일어났던 광주 인화학교 사건, 여중생을 무참히 성폭행하고 살해까지 저질렀던 김길태 사건에 이르기까지. 그 방식도 날로 흉악해져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폭행 피해를 당한 아이들의 인권을 찾아주는 변호사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여성가족부무료법률구조사업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인섭(37) 변호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 변호사는 지난 2월 22일 ‘아동 성폭력 인권의 날’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서 아동 인권에 앞장서온 공로를 인정받아 여성가족부 표창을 받았다.

조두순 사건 피해자 아동의 2차 피해를 제기해 승소를 이끌어낸 조인섭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 아이들의 인권을 되찾아준 공로를 인정받아 22일 ‘아동 성폭력 인권의 날’을 맞아 여성가족부로부터 표창을 수여받았다.
조두순 사건 피해자 아동의 2차 피해를 제기해 승소를 이끌어낸 조인섭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 아이들의 인권을 되찾아준 공로를 인정받아 22일 ‘아동 성폭력 인권의 날’을 맞아 여성가족부로부터 표창을 수여받았다.
 

조 변호사는 지난 2008년 발생한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가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2차 피해를 받은 점을 고소해 승소를 이끌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조 씨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녀의 첫인상은 평범한 옆집 누나 같은 인상이었지만, 마르고 여리해 보이는 체구와는 달리 그녀의 말투와 표정에서는 강단이 느껴졌다.

조두순 사건에 대해 묻자, 조 변호사는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잠시 숨을 골랐다. 그녀는 피해자인 아동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입는다면 말문을 열었다. “당시 피해자인 아동은 알려지다시피 장기가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 과정에서 반복 진술을 진행해야 했죠. 이는 아이에게 엄청난 정신적 피해와 신체적 피해를 입혔습니다.

조 변호사는 그려먼서 “아동 성폭행의 피해자들은 건강을 회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수밖에 없어 피해가 더 크다.”며 “반복되는 조사는 아이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아동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 더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성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은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경우이거나 부모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피해를 당해도 차후 대처가 어렵기 때문에 2차 피해의 우려가 높고, 아이의 인권 또한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부터 서울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아동 성폭력 관련 업무를 도맡아 진행해왔다는 그는 피해 아동들이 처한 이 같은 여건들을 안타깝게 여겨 여성가족부와 함께 하는 무료법률구조사업에 동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2004년부터 아동 성폭행 피해자들을 위해 힘써 왔다.
2004년부터 아동 성폭행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앞장서온 조인섭 변호사는 하루빨리 아동 성폭력과 관련도니 체계적인 법률 시스템이 잡히기를 고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피해 아동 중에는 다른 사람도 아닌 친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아이도 있었다.”며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되짚었다.

“무려 7년 동안이나 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했어요. 심지어 피의자인 아버지는 사회에서 이른바 엘리트라 불리는 명문대 출신의 잘 나가는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지요. 그 사건을 대하면서 아동 성폭력이 생각보다 일상적이고,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구나 생각했지요.” 

다행히 재작년에 승소 판결을 얻으면서 그 사건은 모두 일단락됐다. 피해자인 아이와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조 변호사는 그러면서 “변호사라는 직업은 특성상 공익성을 띠기도 하지만 개인 사건을 맡는 경우가 더 많다.”며 “이처럼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좀더 공익적인 일에 앞장서는 변호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 성폭력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 우리나라 성폭력 법은 처벌 수위가 낮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법안이 다소 중구난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빨리 체계적인 법 구조 시스템을 마련해서 아동 성폭력 피해자 ‘하루 3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치를 떨처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성폭행 피해자들은 한국성폭력위기센터를 비롯한 4개 센터에 문의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아동성폭력 관련 도움을 요청하고 싶다면 한국성폭력위기센터를 비롯한 4개 센터에 문의해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사진은 한국성폭력위기센터 홈페이지 화면.

2004년부터 꾸준히 아동 성폭력에 관심을 갖고 앞장서온 그녀.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변함 없이 아이들의 인권을 위해 힘 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혹시라도 주변에서 성폭력을 당한 아이를 발견한다면 지체없이 성폭력위기센터로 신고해 상담을 받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여성 인권 변호인 시상은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에게 법률 지원을 해 온 변호인에게 감사를 표하고, 폭력피해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무료법률지원의 기회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여성부의 무료법률지원사업은 법률정보가 미흡하고 변호사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자신의 권익을 지키지 못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인권보호와 권익향상을 위해 2003년부터 실시되고 있다.

아동 성폭력 관련 도움을 요청하고 싶다면 한국성폭력위기센터를 비롯해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가정법률 상담소로 연락하면 된다. 직접 오는 것이 꺼려진다면 상담소를 통해 신청을 해도 된다.

☞ 여성가족부 위탁 법률구조 및 상담전문기관 전화번호

대한법률구조공단 전화번호 : 전국 국번 없이 132(휴대폰 사용 시에는 지역번호+132) www.klac.or.kr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본부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1-13 6층 02) 780-5688, www.lawhome.or.kr
대한변호사협회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718-1 변호사회관 5층 02-3476-4000~6 http://www.koreanbar.or.kr/
한국성폭력위기센터 : 서울 강남구 도곡동 954번지 로뎀빌딩 402호 02) 883-9285, www.rape119.or.kr

정책기자 변현준(대학생) hyunjun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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