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 이후 시댁에서 아이들 빼앗아 가려 한 사건

  • 등록일 2024.10.29
  • 조회수 13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류현주 변호사 출연. 2024.3).
 
안녕하세요. 저는 7년간의 혼인 생활을 마치고 작년 이맘때 남편과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저에게는 4살 된 아들이 하나 있는데, 협의이혼을 하며 친권은 공동으로, 양육자는 저로 지정했습니다. 저희 부부의 이혼사유가 남편의 외도와 혼외자 출산이기 때문에 제가 아이를 키우기로 결정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이혼하면서 위자료, 재산분할 한 푼 못 받았습니다. 사실 쫓겨나다시피 아이만 데리고 나왔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겁니다. 전 남편은 시아주버님이 하시는 사업을 같이 돕고 있습니다. 남편은 시부모님이 신혼집으로 마련해주신 시가 10억이 넘는 단독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월 소득도 1,000만 원이 넘습니다. 시댁은 재력도 인맥도 사회적 지위도 갖고 있는 데 비해, 저희 부모님은 평범하신 분들이고, 저도 결혼하고 전업주부로 살아왔기에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변호사를 선임할 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저 아이를 내가 키우게 해주고, 양육비도 백만원씩 준다기에 이혼에 동의해 주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협의이혼을 한 이후가 더 문제였습니다. 협의이혼시 월 2회 남편이 원할 때 면접교섭을 하기로 정했는데, 남편은 어떤 때는 한 달 내내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하루 전에 갑자기 내일 아이를 데려가서 해외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통보하는 등 저와 아이의 생활을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행동했습니다. 이런 문제로 몇 번 말다툼을 했는데, 그러자 남편은 아이를 제대로 못 만나니 양육비도 줄 수 없다며 3달째 양육비를 안 줬습니다. 그리고 법원에 자기를 아들의 단독 친권자 양육자로 지정해달라는 내용으로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심판청구소장을 내버렸습니다. 남편은 제가 면접교섭을 방해하고 있고, 또 경제적 능력도 없으니, 아들을 자기가 키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사연자분은 협의이혼 하면서 친권은 공동으로, 양육권은 엄마가 갖기로 하신 모양이네요. 그런데 이렇게 이혼하면서 정한 친권자, 양육권자를 추후에 변경할 수 있는 것인가요?
 
. 부부가 이혼할 때 정해야 할 것들이 여럿 있습니다. 위자료, 재산분할, 친권·양육권, 양육비, 면접교섭 등이죠. 이 중에 금전적인 부분, 즉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한번 정해지면 원칙적으로 추가 청구하거나 변경할 수가 없는데요, 아이들과 관련된 부분, 즉 친권·양육권, 양육비, 면접교섭에 관해서는 변경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이혼할 때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많이 발생할 것인데요, 변경된 사정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이들에 관한 부분은 변경이 가능하도록 정해둔 것입니다.
 
다만, 친권·양육권, 양육비, 면접교섭에 관한 사항은 당사자 간 합의가 되었다고 바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반드시 법원에 청구하여 판사님의 판단에 따라 변경할 수가 있다는 점 주의하셔야 합니다.
 
 
(2) 사연자 분의 전 남편은 경제적인 능력을 앞세워 아이를 자기가 키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경제적인 능력이 친권자, 양육자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요?
 
저희 사무실에 이혼 상담을 오시는 많은 의뢰인분들께서, 경제적 능력이 없는데 내가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를 문의하세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가정주부로 살아오신 분들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10년 정도 전만 하더라도, 법원에서 이혼 판결을 할 때 가정주부에게는 친권, 양육권을 잘 안 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요즈음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경제력보다는 아이를 주로 누가 양육했었는지, 아이들이 누구와 애착 관계가 더 잘 형성되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데요, , 부모의 이혼으로 혼란을 겪을 아이들이 최대한 정서적, 환경적으로 안정된 상황에서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고려합니다. 만일 주양육자였던 엄마가 가정주부로 경제력이 없다면, 경제력 있는 아빠가 충분한 양육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양육환경을 보충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사연자분은 협의이혼을 하며 양육비로 월 100만 원씩 받기로 정하셨는데요, 이 금액이 좀 적어 보이는데 어떤가요? 양육비 증액을 신청할 수 있을까요?
 
.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양육비는 기본적으로 부부의 소득수준과 자녀의 나이에 따라 정해지고, 보충적으로 재산 상황, 자녀가 몇 명인지, 특수한 질병 등은 없는지 등 기타 제반사정을 고려하게 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시면 서울가정법원에서 배포한 양육비산정기준표를 쉽게 찾아보실 수 있는데요, 양육비산정기준표에 따르면, 월 소득이 1,000만 원이고 자녀의 나이가 3~5세인 경우 평균적으로 월 245만 원의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더라도, 사연자분께서 받으시는 양육비가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다만, 이혼시 서로 합의하여 정한 양육비 액수가 있기 때문에 너무 빠른 기간 내에 특별한 사유 없이 양육비 증액청구를 한다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사연자분의 경우 협의이혼을 하실 때에 금전적인 부분에 관해 제대로 협의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남편의 요구에 따르신 특수한 사정이 있어 보이니,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서 대응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4) 사연자 분의 전 남편은 면접교섭이 제대로 안 된다며 일방적으로 양육비를 끊었습니다. 면접교섭을 못 하면 양육비도 안 줄 수 있는 건가요?
 
많은 분들이 면접교섭양육비가 대가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애를 보지도 못하는데 양육비를 줘야 하느냐”, 또는 양육비도 못 받는데 애를 보여줘야 하느냐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데, 면접교섭과 양육비는 서로 대가관계가 아니며 독립된 것입니다. 따라서 불이행에 따른 제재도 각각 따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남편은 사연자분이 면접교섭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육비도 못 주겠다고 하고 있는데요, 면접교섭이 잘 이행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양육비는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액수대로 반드시 지급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면접교섭이 잘 안 이루어진다는 것도 남편의 일방적인 주장 같네요. 면접교섭을 할 때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이의 복리와 생활 안정입니다. 예측할 수 없게 갑자기 면접교섭을 요청하거나, 또 장기간 요청하지 않는 등의 태도는 아이에게 좋지 않겠죠. 애초에 면접교섭 일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하셨으면 좋을텐데요. 사연자 분의 경우 남편의 친권자 및 양육권자 변경청구에 대하여 반소를 제기하셔서 단독친권자 지정, 양육비 증액, 면접교섭 일정 변경 등을 전부 주장해보시면 좋겠습니다.
 
(5) 사연자분께서 그동안 못 받은 양육비를 나중에라도 받을 수 있을까요?
 
네 물론입니다. 남편이 미지급한 양육비는 추후에 한번에 받으실 수 있는대요, 법원에 과거양육비청구를 하시면 됩니다. 이 부분도 앞서 언급한 반소청구를 통해 주장해보실 수 있겠습니다.
 
(6) 사연자분께서는 협의이혼시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안 받으셨다고 했습니다. 이혼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이제라도 위자료와 재산분할 청구를 해볼 수 있을까요?
 
사연자분께서 협의이혼을 하실 때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포기하기로 하는 합의를 별도로 하셨다면, 추가로 청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위자료와 재산분할에 대한 이야기가 아예 없었다면, 협의이혼시로부터 2년이 도과하기 전에 위자료와 재산분할 청구를 하실 수 있습니다.
 
사연자분의 이혼사유가 남편의 외도와 혼외자 출산인 만큼 위자료를 충분히 받으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신혼집을 시부모님이 마련해주시기는 했지만, 사연자분께서 상당기간 혼인관계를 유지하셨고, 출산과 양육, 그리고 아마 가사도 혼자 감당하셨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산분할 청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협의이혼 #아이 #빼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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