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인 제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병원비를 대부분 부담하였습니다. 여동생과 남동생에게 청구할 수 없을까요?

  • 등록일 2024.10.29
  • 조회수 201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조담소)의 사연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유혜진 변호사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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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께서는 요양병원에서 오래 치료받으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3남매 중 장남으로, 예전부터 경제적인 능력이 없고, 치매를 진단받은 어머니 대신 우리가 아들 된 도리를 다하자며 아버지가 편찮으시면 어머니 대신 부양하기로 남동생과 여러 번 약속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버지가 입원하시자 남동생은 병원비 중 극히 일부만 부담하였고, 대부분은 제가 혼자 부담하여야 했습니다. 생각보다 병원비가 너무 많이 나와 빚까지 지게 되었는데, 이러한 상황을 다 알면서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남동생이 괘씸합니다.
 
비록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지만 남동생이나 여동생에게 병원비의 일부라도 받을 수는 없을까요?

 
 
 

 
1. 다른 남매에게 병원비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친족간 부양의무에 대해서 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부양의무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친족 사이의 부양의무는 친족관계의 중요한 효과 중 하나로, 일정한 범위의 친족 사이에서, 일정한 사정이 있는 경우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민법상의 부양은 제1차 부양의무와 제2차 부양의무로 나눌 수 있습니다.
 
 

2. 1차 부양의무와 제2차 부양의무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를까요?
 
1차 부양의무는 자기 자신과 마찬가지로 부양하여야 할 의무로, 한 조각의 빵이라도 같이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민법은 제826조 제1항에서 제1차 부양의무인 부부간의 상호부양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도 제1차 부양의무에 해당합니다.

이에 반해 제2차 부양의무는 자신의 여력이 있을 때 비로소 인정되고, 민법 제974조 이하의 부양에 관한 규정이 적용됩니다. 이러한 제1차 부양의무와 제2차 부양의무는 의무이행의 정도뿐만 아니라 의무이행의 순위도 의미하는 것이므로, 2차 부양의무자는 제1차 부양의무자보다 후순위로 부양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3. 사연자는 아버지의 제2차 부양의무자에 해당하지요?
 
, 돌아가신 사연자 아버지의 제1차 부양의무자는 배우자인 어머니이고, 자녀인 사연자와 남동생, 여동생은 제2차 부양의무자입니다. 그리고 제1차 부양의무자와 제2차 부양의무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에 제1차 부양의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2차 부양의무자에 우선하여 부양의무를 부담합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나이나 치매 진단을 받은 점, 별다른 직업이나 수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어머니에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부양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버지의 제2차 부양의무자인 자녀들, 즉 사연자와 남동생, 여동생에게 아버지를 부양할 의무가 있습니다.
 

 
​​​​​4. 정도와 방법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부양의 정도와 방법은 우선 당사자 합의로 정할 수 있고, 당사자간 합의가 없으면 가정법원이 당사자 청구에 의하여 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부양에 관하여 당사자 합의나 법원의 심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978조에 따라 사정변경이 있으면 법원은 합의나 심판을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있습니다.
 
부양의 정도는 결국 부양료를 어느 만큼 정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부양료는 부양권리자와 부양의무자의 관계,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 정도와 부양의무자의 자력 기타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정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부양의 방법으로는 금전부양, 현물부양, 그리고 실제로 같이 살면서 돌보아 주는 동거부양이 있는데, 금전부양이 주로 재판상 문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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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연자가 한 약속의 효력은 어떨까요? 부양의 정도와 방법을 정한 합의로 보고,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을까요?
 
사실관계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약속은 남동생과 사연자 사이에서만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부양 당사자인 어머니나 여동생이 배제되었다고 본다면, 당사자 간의 합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사연자와 남동생은 아들 된 도리를 다 하자며 구두로 여러 번 약속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두 약속도 지켜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남동생은 병원비 부담을 거부하여 결국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우 사연자가 법적으로 약속 이행을 강제하려면 약속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약속 당시에 어머니 대신 어떻게 아버지를 부양할지 구체적으로 정해두었다고 하더라도 문서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남동생이 내용을 부인할 경우 법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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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병원비를 이미 지출하였고, 아버지께서도 돌아가셨기 때문에 병원비는 과거의 부양료에 해당할 것 같은데요. 과거의 부양료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민법 제974, 975조에 의하여 부양 의무 있는 자가 여러 사람인 경우에 그중 부양의무를 이행한 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하여 이미 지출한 과거의 부양료에 대하여도 다른 사람들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4. 6. 2. 9311 결정 참조).
 
그렇다면 사연자는 아버지의 부양의무를 이행하였으므로, 다른 부양의무자인 남동생이나 여동생에 대하여 이미 지출한 과거의 부양료, 즉 병원비 중 동생들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7. 남동생이 부담하게 될 병원비 금액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대법원은 과거의 부양료 청구 시 법원이 분담 비율이나 분담액을 정함에 있어서는 부양권리자의 연령, 부양의무자의 재산 상황, 부양의무자 상호 간 및 부양의무자와 부양권리자 사이의 관계 등 기타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분담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1994. 6. 2. 9311 결정 참조).
 
일정한 부양료 산정기준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어서, 법원이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친족간 부양의무, #부양료 #과거부양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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